미국 뉴욕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미 최대 건강보험사 최고경영자(CEO) 총격 살해 사건의 범인으로 기소된 루이지 만조니(26)는 체포 당시 대기업과 보험업계에 대해 노골적인 적대감이 담긴 쪽지를 갖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미 뉴욕타임스등에 따르면 만조니가 전날 펜실베이니아주(州) 알투나에서 체포될 당시 세 쪽 분량의 자필 쪽지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내용이 경찰 내부보고서에 담겼다.
이 쪽지에는 "솔직히 말해 이 기생충들은 당해도 싸다"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 만조니는 자신이 단독으로 범행했다면서 "갈등과 트라우마를 일으킨 것을 사과한다.
하지만 그것은 해야만 했던 일이었다"라고도 썼다. 경찰 보고서는 만조니가 자신을 '부패에 맞서 싸우는 영웅'으로 여기고 있다고 묘사했다고 NYT는 전했다.
만조니는 지난 4일 뉴욕 미드타운의 호텔 인근에서 미국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보험 부문 대표 브라이언 톰슨을 살해한 뒤 달아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9㎜ 구경 탄환 탄피 3개에는 '부인'(deny), '방어'(defend), '증언'(depose)이라는 문구가 각각 쓰여 있었다.
이 단어들은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법들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범행 동기가 보험금 지급 관련 불만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나온 바 있다.
만조니는 사립 고교를 수석 졸업한 뒤, 아이비리그 명문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컴퓨터공학 학사·석사 학위를 취득한 엘리트였던 것으로 전해졌다.